디지털 달러 도입 움직임과 세계 금융질서 변화(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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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달러 도입 움직임과 세계 금융질서 변화(대응전략)

by 쉬운 경제 이야기 2025. 8. 1.

글로벌 통화 질서가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즉 '디지털 달러'의 도입 가능성을 본격 논의하면서, 국제 금융 시스템은 새로운 패러다임 속으로 빠르게 이동 중입니다. 이미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도 디지털 유로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디지털 달러라는 패를 꺼내들면, 기축통화 체제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달러 논의의 배경,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칠 영향, 그리고 한국이 준비해야 할 전략적 시사점에 대해 짚어봅니다.

디지털 달러, 왜 지금 논의되나

CBDC는 기존의 현금을 디지털 형태로 구현한 중앙은행 발행 통화입니다. 미국은 민간의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중국의 디지털 위안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달러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2022년부터 CBDC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여론 수렴을 시작했고, 2024년 들어 관련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었습니다. 그 핵심에는 두 가지 우려가 있습니다.

첫째, 디지털 위안화의 확산입니다. 중국은 자국 중심의 무역 블록과 일대일로 참여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위안의 국제 결제 확대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의 패권에 중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 내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며 ‘화폐의 민영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면서 현금 사용이 급감했고, 디지털 결제의 보편화로 통화 시스템 자체를 디지털 기반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습니다. 디지털 달러는 단순한 결제수단이 아닌, 미국 경제 패권의 유지를 위한 전략 카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달러 확산 추세

글로벌 금융질서, 디지털로 재편될까

디지털 달러가 실제 발행된다면, 세계 금융질서에 상당한 파장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제결제의 88% 이상은 달러로 이뤄지고 있으며, 주요 국가의 외환보유액 상당수도 달러입니다. 이 같은 '달러화'된 시스템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도입되면, 결제 효율성과 금융 접근성은 개선되겠지만, 동시에 통화 주권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달러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글로벌 결제망과 통합될 경우, 미국은 달러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술적 의존과 사이버 보안, 감시 문제 등도 함께 제기됩니다. 국가 간 금융 네트워크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 미국의 제재 수단이 더욱 정교해지는 반면, 비우호 국가들 사이에서는 디지털 위안이나 자체 CBDC를 통한 ‘미국 패권 우회’ 움직임도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IMF, BIS 등 국제기구들은 각국의 CBDC가 상호 호환될 수 있도록 기술 표준 마련을 추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어느 국가가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차세대 금융 주도권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결국 디지털 달러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선 글로벌 금융질서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응 전략과 준비 과제

한국은행도 CBDC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디지털 원화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 대비 시기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CBDC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가 필수입니다. 특히 한국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상,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변화가 곧바로 무역 비용과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디지털 달러와 디지털 위안의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다음 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에 있어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동시에 디지털 화폐 환경에 적합한 사이버 보안 체계, 개인정보 보호, 금융소외층에 대한 접근성 확보 등 사회적 제도 정비도 동반돼야 합니다.

또한 한국은 기술력과 빠른 제도 수용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국제표준화 과정에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K-금융의 신뢰성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시아권 중심의 블록형 결제망 구축을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해외 결제·송금 인프라 확대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달러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경제와 직접 연결된 글로벌 이슈입니다. 통화 시스템의 변화는 곧 경제의 중심축이 달라지는 일이며, 새로운 질서에 먼저 적응한 나라만이 미래 금융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한국 역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의 통화 질서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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